얼굴을 식별할 수 없는 공포로 어둠의 구덩이를 더 깊게 파고 들었다.
필사적으로!
돌아봤고 뛰었고 협상에 응했다.
시간은 겁에 질린 순간 멈춰 버렸다. 살아 있는 것, 따뜻한 것, 바라 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. 무심한 걱정만 자욱하게 일어난 먼지처럼 삭막한 거리를 휩쓸고 다녔다. 서리가 내렸을까. 길가에 뒹구는 구겨진 신문지조차도 달려가 집어서 덮고 싶을 정도로 추웠다.
아마도,
그 때 내가 보았던 사람은 오로지 정리된 포장마차 옆에서
구부정한 자세로 뭔가를 하고 있었던 허름한 몸빼를 입은 뽀글머리 아주머니가 전부였다.
그런 후 어둠 속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달려가는 잔인한 기만에 서럽게 두려움으로 짓눌린 분노가 터져나왔다.
건너편 산을 치고 되돌아오는 울음소리에 밀폐된 공간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으나 그렇게라도 날 이해하는 대답에 위로받아야 했다.
기대했던 설레이는 새벽은 예상을 빗나가고 춥고 지쳐 피곤하고 속상할 뿐이었다.